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자기와 타인에 대한 수용이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일이라고 처음부터 언급하며, 청소년기를 거치며 스스로 얻을 수 있는 깨달음들을 관점의 확장을 통해 더 깊이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느꼈다.
첫 부분을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이는 청소년을 독자로 설정한 이유도 있지만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 부모님과의 교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인 것도 같다. 부모님의 행동 이면에 있는 사랑과 부모님 역시 평범하지 않은 나약한 한 인간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님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다는 점이 좋았다. 그 중에서도 부모님이 부끄럽다거나 나의 부모님만 평범하지 않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한 개인에게 ‘평범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소중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은 많이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와 같은 관점을 제시하며 부모님을 이해하도록 하는 부분이 특히 좋았다. 부모님의 갈등을 비롯하여 부모님에 대한 인식에 대한 고찰은 가장 서로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는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났을 때 자기와 타인을 수용할 수 있는 근간이 되기에 개인에게 중요하다.
타인에 대한 포용의 근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온전한 수용과 믿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한 인간의 나약함을 이해하고 그것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자만이 타인의 나약함과 노력에 대해서도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이 같은 내 자신을 수용하는 것이 나에 대한 수용의 가장 핵심일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어린 시절에는 그저 알고 있었던 것만 같은, 스스로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나는 이를 사회적 시선이나 책임과 같은 것들로 인해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는 시간보다 걱정하거나 불안해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이 같은 내 자신이란 현재 내가 느끼는 욕구와 감정을 온전히 현재에 존재함으로써 명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행동을 함을 뜻한다. 가끔은, 아니 자주, 여전히 아이 같은 내 모습을 온전히 마주하고 부모님의 따뜻한 품을 떠올리거나 작은 것들에 신나하는 내 자신을 찾는 것이 좋겠다.
위와 같은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수용과 믿음은 타인과의 관계를 다지는데에도 좋은 밑거름이 된다. 남이 나를 좋아하기를 원하면 내가 먼저 남을 좋아하고, 남이 나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이야기하고, 내가 먼저 나의 나약함에 대해 인정하고 공유하는 것은 타인의 마음을 열게 한다.
사실 책에서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은 13장 자연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것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위대한 수용,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수용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장에서는 풀을 뜯는 양이 얼마나 나에게 무관심한지를 말하며 왜 인간이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야하는지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자연의 이로움은 바로 이거에요. 그저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존재와 함께 있으면, 여러분도 덩달아 너무 많은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는 일 없이 자신의 일을 챙길 수 있어요.”
그저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존재라고 표현한 것을 나는, ‘가장 이 순간에 강력하게 현존하는 존재’ 로 이해하였다. 이는 비단 동물과 함께 있을 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강력하게 현재에 존재하며 순간을 즐기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나 또한 상념에서 벗어나 현재에 더 온전히 존재하게 되는 것을 흔히 경험할 수 있다. 현재에 온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내가 만든 생각, 불안이 해소된 존재로서(왜냐하면 실체가 없는 것이므로)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온전히 수용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온전히 수용하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이 약해지고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실제로 모든 순간은 지금 처음인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눈으로 타인을 바라보면 타인도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그저 이 순간을 통과하는 존재로 그저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나는 위와 같은 맥락에서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어린 나이에 현재에 온전히 존재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불안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통용되는 말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불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불안을 더 키울 수도 있다. 명확히 인간의 모든 불안을 날려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불안을 그저 바라보고 현재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수용함으로써 자기와 타인을 더 잘 수용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이 순간을 더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마음에 든 구절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관심이 있는 것에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요. 만약 여러분이 각 나라의 국기에 관심이 많다면 프랑스와 러시아 국기를 헷갈리는 사람을 보면 정말 신경 쓰일 거에요. 사람들은 그런 여러분에게 왜 그런 걸로 난리냐고 말하겠지요. 여러분은 국기에 진짜 관심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대답할 테고요. 부모님이 이 세상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바로 여러분이에요. 아무리 잔소리 심한 부모님이라도 다른 사람이라면 어떤 행동을 하든 이토록 야단법석 떨지 않을거에요. 부모님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 않아요. 친구 머리를 빗겨주거나, 직장 동료에게 야채를 충분히 먹었냐고 묻는 일은 절대 없어요. 부모님이 여러분에게 잔소리 폭격을 하는 것은 ‘엄마 아빠는 널 사랑해.’라는 뜻이에요.
#소중한 누군가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은 너무 많이 기대하지 않는 거에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상대방이 이상적이지 않은 점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해요. 누군가를 완벽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건 칭찬 같지만, 사실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지름길이에요. 웨딩플래너가 된다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결혼 생활에 뛰어들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외로움을 느낄 때, 한밤중에 잠에서 깼을 때, 무릎이 깨지거나 아플 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몸이 피곤할 때는 부모님이 나를 포근히 안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가만히 누워서 엄지손가락을 빨고 싶은 기분이 들 수도 있고요. 어떤 사람들이 이런 느낌이 들면 ‘어린애’ 같다면서 걱정해요. 어리광 부리고 싶은 느낌이 들면 나잇값을 못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럴 땐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를 떠올려 보세요. 잠시 작아진 느낌이 든다고 해서 나의 어른스러운 부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자신에 대한 정보를 친구에게 주는 것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과 같아요. 나는 내 소중한 일부를 함께할 만큼 널 믿어.
#자연의 이로움은 바로 이거에요. 그저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존재와 함께 있으면, 여러분도 덩달아 너무 많은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는 일 없이 자신의 일을 챙길 수 있어요.